어릴 적에,
빨간색 회전의자가 있었다.
의자의 기둥은 쇠파이프로 만들었고, 검정색 패인트가 칠해져 있었으며,
뱅글뱅글 돌아가는 부분에는 구리스가 잔뜩 발라져 있어,
회전하면서 갈린 쇠가루와 버무려져
만지면 시커먼 기름때가 잘 지워지지도 않았다.

돌아가는 의자 발은 원형이었고,
발가락은 다섯개.

그 의자를 뒤집어 놓으면
돌아가는 의자 발이 45도정도로 적당히 기울고,
방바닥에 앉으면 바로 자동차 핸들이 되었다.
옛날, 브리샤 택시의 아주 앙상한 핸들같은 모양이었다.

그걸 얼마나 갖고 놀았는지 모른다.
한손으로 뱅글뱅글,
시선까지 돌려가며 좌회전, 우회전 했었다.
입으로 자동차 엔진소리까지 내면서..
어렴풋이 패달을 만들기도 하였는데,
어떻게 쓰느지는 몰랐던 것 같다.

동훈이가 돌리는 유모차 바퀴는,
어릴적 내가 갖고 놀던 것에 비해, 무지 약하다.
조만간,
핸들장난감이라도 사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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