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아 헉. 한번 보자고 했다가 전화 끊었구나. ㅎㅎ. 미안타. 내 생활이 워낙 부정기적이라. 집에 전화 했냐? 우리집 전화번호 알고 있었냐? 사팔육에 팔육구오가 꽤 오래된 전화번호였나? 흑. 언제나 보려나 모르겠다. 형이랑 통화했다니 시험준비하는 건 알고 있겠구나. 여긴 노량진에 있는 고시원이다. 이번 주 중에 옥탑방으로 이사갈거야. 지하방이라 너무 답답해서. 옥탑방은 여름에 찜질방이라는데 맘대로 떠들 수도 있고 노래도 들을수도 있고 옥상도 우리 땅이라 좋을 것 같다. 참, 내 고딩동창이랑 같이 공부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공부한지는 올해 초인데 아마 내년이 쇼부치는 해일 것 같다. 힘든 건 나이먹은 거 하나 인거 같애. 주위에 내 나이에 이런 사람 흔하지 않쟎아. 나도 주말이면 놀러가고 싶고 데이트 하고 싶고..ㅎㅎ. 하지만 어쩌냐, 어렸을 때 많이 논 대가지. 큭. 사귀던 여친도 올 해 헤어져서 많이 방황했었지. 지금도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나도 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은 것 같다. 가까이는 시월달에 시험있는 데 그건 좀 무리고 올 해는 그냥그냥 여기 콕 박혀서 살아야 할 것 같다. 너한테 전화 할라고 했다가 그냥 이렇게 글 남긴다. 전화로 하면 별 얘기도 못하고 끊는 것 같아서. 암튼 제수씨 동훈이 너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 언제나 만나려나.ㅎㅎ. 나도 사진에 관심 많아서 여기 생활 접으면 사진 많이 찍으러 다닐 거거든. 그 때 한 수 가르쳐 줘라. 횡설수설 하는 구나. 주말 잘 정리하고 전화로건 글이건 또 연락할께.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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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 군대로 위문편지 보낸 그 편지도,
줄 안바꾸고 빽빽히 쓰더니만,
여기도 마찬가지네.

노량진이면 우리집이랑 꽤 가깝군.
버스로 다섯 정거장 거리네.

뭐, 나도 대단한 놈은 아니지만,
천기가 편하게 사진 찍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마.

20050630090239 / 이한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