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들마루의 출근일기
아침, 아내와 아이의 배웅속에, 무거운 출근 발걸음..
7시 50분. 일어난지 30분만에, 카레라이스까지 후다닥 해치우고 나간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신문도 좀 보고, 그래야 하는데,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떤 낭패냐고? 흠…
차는 언제나 제 자리를 지킨다.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 주말에 차를 끌고 나가면
라이닝에 녹이 슬어서 소리가 난다.
그래도 한 1~2km 정도 달리면 괜찮아진다.
거여동에 살 때는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에 얌체주차 해가면서 차를 자주 가지고 다녔는데,
신풍역으로 이사를 하고 나선 지하철과 버스를 잘 이용한다.
기름값이 많이 절약된다.
백구.
일주일에 두어번 만나는 녀석이다.
제법 늙은 녀석 같은데, 늘 돌아다니면서 영역표시 하고 다닌다.
복날도 다가오는데 혼자 돌아다니다 봉변당할까 걱정이다.
근데, 딱 봐도 늙어 보이는데, 무사히 천수하길 바란다.
신풍역 뒷길이자, 우리집 뒷길.
하천을 복개한 도로다.
간간히 바닥에 뚫린 구멍으로 하수구 냄새가.. 흑…
그래도 차도 많이 안다니고 한산해서 좋다.
카센타는 무지 많다.
요 윗 사진에,
파란 바탕에 빨간 글씨-촌스럽다-로 한방오리탕이란 간판이 보인다.
그 가게 옆 골목으로 돌아 들어가야 신풍역이 나오는데,
골목 초입에, 무단주차 방지를 위해서 흉물스런 공구리를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요즘 비가 좀 내리니까 그 사이에 살아보겠다고 얼굴을 내미는…잡초.
신풍역. 1번 출입구.
무료 일간지가 널렸다.
지하철이 아주 심심하고 무료해서,
가끔 무료 일간지를 본다. 제일 좋아하는 일간지는 포커스.
근데, 너무 귀찮고, 지하철 안에서까지 신경써서 깨알만한 글씨를 읽는게 싫다.
그래도 오늘의 운세나, 띠떼프, 와탕카는 재미있게 본다.
목적지는 청담역.
제일 앞에서 내려야 한다. 그래서 1통 1반에 탄다.
짧은 다리가 더 짧게 나왔다.
회사에 흰색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래도 가끔은 관공서도 가야하는 바람에,
검정색 구두는 사무실에 있고.
근데 왜 관공서 갈 때 운동화 신고가면 안되나?
영화 인디안 섬머의 박신양은 변호사지만 언제나 양복에 흰색 운동화를 신는다.
뭐 보편적이지 못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뭐라 하는 사람은 없다.
와이셔츠, 넥타이, 구두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사실 더 좋아하면 좋아했지.
제복에 매력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암튼 운동화는 순전히, 편해서 신는다.
온다. 지하철.
아, 저 안은 더울까 시원할까, 습할까 답답할까, 사람은 많을까, 자리는 있을까….
으… 지겨운 지하철.
간다, 지하철.
어두운 터널…그리고,…
또 어두운 터널….
계속되는 어두운 터널에…
가끔씩 확인하는 지하철 역 이름… 아직도 멀었네…그래서..
또 터널….
계속, 막 터널….
정말 졸린건지, 습관인지, 아니면 지루함 때문인지,
밖으로 보이는건 온통 검은 터널에 규칙적으로 지나가는 형광등…
2분여 마다 찾아오는 안내방송과 문열림, 닫힘. 늘 똑같은 모양의 정차역.
꼴보기 싫어 눈을 감았더니 잠이 오나..
나도 습관적으로 눈을 감지만..
이사하고 나서 지하철 타고다니면서, 책 한 권 읽었다.
그래도 서서 가면 읽어도, 앉으면 잔다. 크.
귀찮아서 들고 오지 않은 무료신문.
그래도 서서가다 보면, 여기저기 보이는 신문기사가 있다.
어깨 넘어로 재목만 대충
20040709193445
낭패? 가는 길에 또 응아?
조금씩 일찍 인나자.
자기보다 요즘 내가 더 못인나겠어.
낼부턴 일찍 알았재?
20040708161148 / 서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