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엄마
동훈이를 만난지도 한달이 훌쩍 지났다. 요즘 내 신경은 온통 동훈이에게 집중되어 있다.
젖 먹을 시간이 되어가면 젖이 충분히 불었나 하는 걱정에 자꾸 손이 가슴으로 간다.
잠을 자지 않고 보채면 어떻게 하면 재울수 있을까 이 방법 저 방법 다 동원해본다.
그러다 보면 하루 해는 훌쩍 넘어가고…
새벽 잠을 설치며 동훈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을때면 온갖 생각에 잠기게 된다.
여리디 여린 동훈이가 의지할 곳은 내 품밖에 없다는 생각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젖을 실컷 먹고 새근새근 잠든 모습을 보면 뭐라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 행복함을 느끼고 젖이
모자라 칭얼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엄마로서 문제가 있는듯 느껴진다.
내가 생각해도 우스운 일이지만 순간순간 드는 이런 엉뚱한 생각은 나를 기쁘게 또 나를 슬프게 만든다.
젖을 먹이는 동안 몸조리란 없는 것 같다는 토여 친구들의 말에 공감한다. 다들 비슷한 고충으로 고민하고 울고 웃고 있구나…
임신전과 확연히 달라진 내 몸을 보면 우울해진다는 것도 같고, 아기에게 젖물리는 씨름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같고….
임신전의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가 동훈이를 안고 따사로운 햇살을 맞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20040202150453
여보, 힘내구랴..
엊그제, 당신 생일 지났지만,
다시 태어났다는 기분으로, 동훈이를 비롯하여, 바뀐 환경을 기꺼이 맞이해 주길 바라오.
그냥 그렇게, 이제 아이 낳고 살아지나 보다, 하고 생각지 말고,
당신의 상황이나, 우리 가족의 상황에 적극적인 생각을 해주길 바랍니다.
당신의 다소 마음 아픈 글에, 난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러려니”하면서 지냅니다.
여보, 힘내구랴..
20040202205421 / 이한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