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미치도록, 오늘같이 추운 날,
새끼발가락에 감각이 무뎌지고,
허벅지가 따끔거린다.
6년전 겨울의 혹독한 기억은 희미해졌는데,
그 후로 해마다 겨울이면,
발가락과 허벅지가 그 기억의 끝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나무.
한겨울의 나무.
나무가 인간의 뇌를 가진 상상을 해 본다.
생물학적으로, 추위에 나무보다 불리한 인간의 뇌를 나무에 심은, 불공평한 상상을 하면서도, 인내력과 희생, 세상을 향한 사랑이 부족한 인간의 뇌를 탓하고 있다.
암튼,
오늘, 무지 춥다.
20031220100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