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친구 아버지 문상차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차 시간이 남아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카메라를 메고 지나가는데, 왠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주머니 : “할매, 와 지난번 할매 사진찍어간 사람은 사진 안갖다주노?”
할머니 : “모르제..”
그 말이 맘에 와 닿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저기 사진도 찍고 둘러보았습니다.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좌판을 벌이신 아주머니들과 이바구를 합니다.
그렇게 두어시간이 흐르고,
이제 차를 타러 가야 할 때.
그 아주머니 앞을 지납니다.
아주머니는 생태를 팔고 계셨습니다.
고지혈증 : “아주머니, 이 생태 얼마씩 해요?”
아주머니 : “한 마리, 삼천원. 다섯마리 다 사가면 떨이로 만원!”
고지혈증 : “다섯마리는 다 필요 없구요, 두 마리만 주세요. 서울 가져갈거예요.”
그 옆에, 주인공 할머니가 꽃게를 팔고 계셨습니다.
고지혈증 : “할머니는 누가 사진 찍어서 안갖다 줬어요?”
할머니 : “몰라.”
고지혈증 : “그럼 할머니, 제가 한 장 찍어서 대신 갖다드릴께요.”
할머니 : “맘대로 하라”
뭐 그래서 대충 셔터를 눌렀습니다.
할머니 주름에 베인 세월을 담을 실력은 없습니다만,…
담배까지 하나 무시고는, 포즈아닌 포즈를 취하십니다.
그렇게 생태를 사고, 사진을 찍고.
사진을 어떻게 갖다 드릴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할머니가 벌이신 좌판 바로 앞에, 수협자갈치 지점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수협자갈치지점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했습니다.
고지혈증 : “뭐 하나만 부탁 드리려구요. 우선, 여긴 서울인데요, 제가 엊그제 부산엘.. (중략)
………….그래서요, 그 지점 앞에 할머니 사진을 보내드릴테니까요, 우편물을 뜯어보시고 갖다 드리면 되는데요,
………….해주시겠어요?”
상냥한 텔러 : “예. 주소 가르쳐 드릴까예?”
.
.
.
.
얼른 인화를 해야겠습니다.
이럴 땐 운치있게 흑백 필름에 담아왔어야 하는데,
처분해 버린 확대기가 이럴 땐 맘이 아프지만,
디지탈도 사진이니까.
나중에 나이 더 먹고 여유 있으면,
가족들이랑 다니면서 그런 추억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동훈이에게도 넉살도 좀 가르치구요.
20050321181227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멋진 사진이네….
나도 이런걸 찍으려고 카메라 사고 한건데… 게을러서….
20050328172816 / 서영길
부산 수협 자갈치 지점의 도움으로,
이 사진은 할머니 품으로 갔습니다.
부산 수협 자갈치지점의 오민정님께 감사드립니다.
20050406212442 / 이한승
조오타…
20050427220632 / 상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