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2021년 봄,

별바이크 매장을 방문한 손님이 있다.

자전거 상담을 하기를, 현재는 디파이 어드밴스를 타고 있는데, 더 편하고 좋은 자전거로 디파이 프로를 알아본다고 했다.

그러나 자전거 컨셉이 같다면 라이딩에 효율은 좋아질 수 있으나 편해진다는 것처럼 특별한 효과를 누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래블바이크 리볼트 어드밴스 프로 모델을 추천하였다.

 

자전거 점검차 간간히 방문을 하던 손님은 참으로 오랜만에, 근 1년여만에 매장에 다시 방문하여

자전거 점검 및 타이어 교체를 요청하셨다.

네이버예약을 통해서 방문 시간을 정하고 약속시간에 맞춰 매장 앞에 주차하고 자전거를 꺼냈다.

가족분들과 함께 동행한터라 자전거를 싣기 여의치 않아서 앞바퀴를 빼오셨고,

매장에 들어오기 전에 바퀴를 조립하느라 애쓰는 모습이 보여서 나가서 직접 가지고 들어왔다.

그런데, 어딘가 낯설다.

분명히 그 손님이 맞는데, 전화번호를 봐도 맞고, 그런데 얼굴이 낯설다.

이상한 기분으로 타이어를 교체하고, 체인은 점검하니 굳이 교체할 시기는 아니라서 상황을 설명하고 그렇게 정비가 마무리가 될 즈음에,

나는 나름의 용기를 내어 여쭈었다.

“선생님, 2년 전에 처음 뵜을 때 외람되지만, 어디 아프셨었나요? 건강이 좋지 않으셨나요? 그때랑 얼굴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이렇게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젊어지셨어요.”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라 어린 내가 젊어뵌다라거나 하는 표현이 좀 어울리지 않아서 조심스레 여쭈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그때 퇴직을 앞둔 시기였고 많이 힘들었다고 하셨다.

별사모님도 나랑 같은 생각으로 얼굴이 많이 변했다고, 훨씬 보기 좋게 좋아보인다고 거드니, 내가 지금까지 10여년 장사하면서 굳이 이런 립서비스는 하지 않았고 필요도 없는데,

그냥 궁금증과 때 지난 걱정이었다고나 할까.

 

예전에 울 엄니가 나한테, 눈이 쪽 찢어지고 턱이 뾰족하고 인상이 구겨진 모습을 지적하던 시절을 떠올리니, 그때가 딱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이었다.

그리고 나 나름대로 얼굴이 피기 시작한 것은 고3 무렵부터가 아니었을까.

증명사진을 비교해봐도 고1때 얼굴이 가장 못났다.

연예인 하하도 역시 그런 말을 방송에서 한 적이 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의 사진은 정말 얼굴에 화가 가득했었다고.

 

얼마전, 내 사회생활 전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수이자 기둥같은 선배의 부친상이 있었는데,

내가 결혼하기 전부터 별사모임과 함께 사석에서 만나 알고 지내는 사이라서,

당연히 함께 조문을 하였는데,

그 선배님은 별사모님을 보고, 젊었을때보다 훨씬 인상이 편해보인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먹고 살기 편해서 그렇다’고 받았는데 근거없는 자신감이었지만 한편으로 무슨 의미인지 알것같았다.

얼굴의 인상은 몸고생보다 맘고생에 따라 나쁘게 보일수도 있다는 것.

결국 이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렸다?

 

좋은 마음과 생각과 행동으로 평온한 인상을 가꾸는 것은 나이를 먹어가며 갖추어야 할 덕목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