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을에, 아마도 유럽인지 미국인지에
드넓은 초원이 있고,
거기에는
진한 갈색의 멋진 종마가 풀을 뜯고 있다.
그 곁에는 그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그 종마를 사랑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멀리 출타하면서 소년에게 말을 부탁한다.
소년은 자신이 얼마나 그 멋진 종마를 사랑하고,
또 그 말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이제 그 종마와 단둘이 보낼 시간이 주어진 것이 뛸 듯이 기쁘다.
그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난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 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되어버린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말을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했다.
“애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공지영 『봉순이 언니』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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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궂은 날씨에 자전거는 접어두고 지하철을 탔다.
근데, 난 개인적으로 지하철을 무지 싫어한다.
조금 막히더라도 버스가 있으면 버스를 타는 편이고.
출근길 버스 노선이 있지만,
조금 막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이 막히고,
갈아타야 하기에,.. 하는 수 없이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
2, 3분간격으로 여닫히는 문은,
아무생각없이 앉아있는 방,
작게 시작하여 나중에 방을 흔드는 벽걸이 시계의 초침처럼
나를 그 방에서 뛰쳐나가고 싶게 만들듯이,
지하철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게 만든다.
그 지루함과 규칙적인 반복을 견딜만한 수단은,
지하철 입구의 무료신문 Focus…
그런데 그 역시 나를 옥죄는 것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볼 것을 다 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책꽂이에 아내가 읽은 소설 하나를 잡았다.
@ : “뭐, 읽을 만한 책 좀 없어?”
& : “이거 읽어.” – 5시 반에 멈춘 시계..
@ : “그건 읽었고.”
& : “그럼, 이거.” – (제목 밑에 있던 한 줄 – 초등학교 5, 6학년용….)
@ : “장난하나?!”
그리고 집어 든 책이, “봉순이언니” 였다.
책 내용의 메세지는,
위에 발췌한 것 처럼, “어떻게 사랑하는 지를 아는 것”은 아니다.
그냥 저 글 역시,
소설 전체가 주는 감상처럼 내 맘에 크게 와 닿았다.
하루하루,
어떤 날은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일 조차도 귀찮을 때가 있다.
왜 하루 세 때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왜 조물주는 식욕이란걸 만들어서 귀찮게 하는지…
(식도락을 모르는 것은 아니요, 나 역시 어느정도는 식도락가라고 생각하지만…)
“희망”이란 단어를,
그렇게 먹고 싸는 귀찮음도, 다 희망때문에,
결국 평범하게 살다 가는 내 인생의 전부를 다 들여다 볼 수 있다 해도,
살아서 때때로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그런게 다 희망이려니,
내가 조금 있다가 이 글을 정리하고 나가서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도,
다 살아가는 희망의 일부려니,……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살아가는 목표가 도전 골든벨의 종처럼 어떤 순간이 아니라,
또 로또처럼 한 순간에 팔자고치는 어떤 전기가 아니라,
그냥 매 순간순간,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그 희망의 일부려니,…
우리가 사는 이 곳은,
배고픔과 고통이 있는 이 곳은 천국이 아니요,
때때로 웃을 수 있고 즐거움도 있으니 지옥도 아니겠지.
그렇다고 희망이란게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릴 수 있는 천국의 모습도 아니고,
아니 어쩌면 “희망”을 갖고 성실히 살면 죽어서 천국갈 수 있다는,
1차원적인 교리로 생각하면 어떨런지….
아.. 오늘도 지겹지만,
사무실에서 때워야 하는 시간이 아홉시간이네…
20040512094301
“한가지 일에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걸.
절대 신변잡기적으로 알아서는 안되며, 주변의 일어나는 일들을 정리하는 사람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걸.”
이웃 블로그서 퍼왔지… 이런 다짐도 까먹고 사는게 뜨끔해서..
시간때우기… 고만 좀 해야할 것 같기도 하고~ ^^;;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 사무실에서 시간 때우는 건 너한테 안어울려~
여러가지에 스페셜리스트인 한승이가 밥을 굶지 않는 까닭은? ㅋㅋ
플륫은 아직 가지고 있남?
말꼬리잡고 쓰다보니 길어지는데…
프리텐더란 시리즈 외화 본적 있남?
제로드… 라고..
오프닝에서 성우 나래이션으로 주절 주절 얘는 이러저러해서 뭐든지 다 된다.. 머 이런 설명할때..
병원서 환자가 “(담당)선생이슈~?” 할때 “네, 오늘은 제가..”라고 했던게 생각난다.
것 즐겨봄서 한승이란 넘은 맥가이버 보다는 프리텐더에 더 어울리는 놈이군… 이란 생각을 했더랬다.. ㅋㅋ
잡학다식, 다방면에 평균이상, 스페셜리티도 다양하고…… 그 머리로 공불 더 했으면… ㅎㅎ
나의 20대가 좀 더 재미 없었겠지.. 널 못봤을테니까 ^^
뭐, 쥔장 넘 띄워주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내 머릿속 한승이는 그러면서도 재지않고, 따뜻한 구석이 깊어서 항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뭔가를 가진 친구니까.
왠지 네놈들 보고싶은 토요일이다. 바람들었나?
20040529105628 / 김기현
에궁~~. 징그럽다. ㅋ
그나저나,
대림 회동 한 번 해야지?
말로만 하지 말고 말이야. 나부터 추진해야 하는데.
허긴 네놈도 일년에 한 번 보기 힘든데. 그건 누구 탓도 아니지만…
힘 내자. 그럼 여유가 생길거야.
20040529110349 / 이한승
플륫이라..
그래,. 간만에 그게 생각나는군.
뭐 제대로 배운적도 없이,
누나가 열심히 주둥이 내밀고 훅훅거리며 소리가 질질 새는걸,
내가 단 번에 받아서 후~~~ㅇ 하고 불었었지.
원래 내가 병 주둥이를 잘 불잖아. ㅋㅋ
프리텐더. 맥가이버.
사실, 나도 그렇게 쪼물딱 거리는 맛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서도,
지금은 그게 약간, 아주 약간 돈벌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해.
큰 돈이 되면 욕심이 생기고, 폐인(?)이 될 것 같아 싫지만 말이지.
그리고,
네 글의 답글로, 기현이 띄워 주는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은,
네게 그런게 없어서가 아닌 것 알지? ㅋㅋ
내일부터 2박 3일 출장이다.
가고싶진 않지만, 가야하고.
주말에 너무 늘어진 탓에,
아내랑 동훈이한테도 제대로 못해준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가기 싫은데.
집에 일도 있고 말이지.
진짜, 더 더워서 헥헥 거리기 전에 회동 한 번 하자
20040531092745 / 이한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