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몽이의 출산기~ 감동이다!!

우리 모세의 출산기..가 오버랩되면서 다몽이의 출산기는 페이드 아웃……
눈밑이 뜨끈해지는 것은…
역시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보다.

우리 부부, 두 사람 모두 학생신분에 결혼을 하고…
마지막 학기를 마치면 배낭여행으로 가자고했던 신혼여행의 약속도 못지키게 만든 우리모세는
아빠가 실험하고, 논문쓰느라 매일같이 새벽두시, 세시에나 귀가하던 10월말경에 우리 부부를 깜짝놀라게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새벽세시..
실험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서울산업대에서 수원경희대로.. 논문자료 정리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다.

눈비비며 현관문을 열어준 아내의 뒤를 따라들어가는데..
앞서들어간 아내가 마루에 불을 켠 순간
못난 남편 기다리느라 마루에서 잠들었던 아내가 누워있던 자리에 유혈이 낭자한게아닌가..

엠뷸런스는 권하고싶지않다..
마치 의무대 차량을 방불케하는 망가진 쇼바는 정말이지……

그렇게 임산부들만 모여있는 응급실에 입원한 아내는
보름이 넘도록 꼼짝않고 침상에 누워서 지내야했고,
그동안 하루 두번 허락된 면회시간 외에는 아내의 얼굴조차 마음대로 볼 수가 없었다.
잠깐씩이지만, 그런 말로하기 힘들 상황에서도 언제나 나를 격려하고 위로했던건 아내였다.

하루하루 피말리는 시간들이 흐르고……
하혈이 있었던 부위를 통해 감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소견으로 분만 날짜를 잡았다..

7개월도 채 못채운 시간이었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했다.

수술전날,
오전 면회가 끝나고 학교로 향하려는 나를 간호사가 붙잡았다.
보호자는 잠시 기다리란다.

얼마가 지났을까…
차분한 목소리가 아무도 없는 응급실 앞 복도의자에서 잠든 나를 깨웠다.
들어와보란다.

진통을 시작한 아내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고..
우리는 그것이 진통인지 몰랐다… 처음에는

손을 꼭 잡아주고, 허리를 쓸어주는 것 외에는 해줄것이 없다는것만이 말할수없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경황이 없었다.

“진통이 왜 왔을까?”하는 의문을 가질 여유따위는 없었다.

어찌되었건……
정말 어찌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마냥 초조하고 불안하고……

수술도 불가능했다..
이미 진통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담당했던 의사놈도 없이……
자연분만으로……
1kg짜리 아기가, 사랑하는 아들 우리 모세가 세상 빛을 보았다.

나중에야 모세를 받아준 의사선생에게 듣게된 말이지만, 산모와 아기 둘다 위험했다고한다.

어째서 수술날짜를 잡은 산모에게 옥시토신이 투여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사실도 한참이 지나서야 들은 것이지만……

별별 나쁜 말은 다 들었다.
미리 각오를 시키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병원에서 희망적인 말을 원래 안해주는 것인지……

1kg로 태어난 아기는 700g까지 몸무게가 줄었다.
세상에 그렇게 작고 마른 아기는 내 생에 처음 보았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신생아응급실에 누워있던 저보다 큰 아기들은 꼼짝않고 누워만 있었지만
이놈은 계속 파닥거렸던게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했던것같다.

아내는 몸조리는 커녕 찬바람은 다 맞고
모세가 태어난 11월 13일부터 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면회시간에 맞춰 아들을 보러갔었다.

온갖 기계들을 몸에 치렁치렁달고,
링거를 맞다맞다 혈관이 없어 머리를 밀고 머리혈관에 링거를 맞고…
농도짙은 영양주사에 혈관이 녹아 베개가 피범벅이 되기도했지만..
어찌나 측은하고 불쌍하면서도,
어찌나 이쁘던지……

백일기념으로 처음 인큐베이터를 벗어나
품에 안아본 내 자식은 아내와 나에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이었다.

이놈,
잘 살아주었고,
잘 커주었다.

시력을 크게 잃을뻔도 했고……
호흡기도 많이 약하고, 면역이 없어,
첫해 둘째해까지는 서늘한 바람만 맞아도 폐렴으로 입원해서 병원에 살다시피했지만,

이젠 말썽부리는게 걱정인 개구장이가 되었다.

인큐베이터 문짝에 한쪽발을 척 걸쳐놓고 자던 버릇은
지금도 제 엄마나 아빠 아니면 베개라도 옆에두고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자야하는 버릇으로 굳어졌고,

돌도 되기 전부터 엄마 아빠를 찾더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붙여준 별명이 ‘입만동동’이란다……
말하는건 대학생이라나…… 온동네 참견을 다 하고 다닌다.

모세는 우리교회의 스타다.
하나님의 은혜로, 기도로 살아난 아기이기 때문이다.

목사님 내외를 비롯해 모든 교회 식구들께 지금도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모세’라는 이름도 목사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물에서 건진 자’…… 이름덕에 잘 살아줬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이름지을 때 많이들 반대하셨다.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가 되기도 할 것이고, 놀림받기도 할 거라고..

군에가있는 사촌동생 왈 “제 친구도 모세 있는데요.”
“그래, 놀림많이 받고 그러지 않던?”
이놈 대답이 걸작이다.

“가 싸움 진짜 잘하는데요.”

이래저래 시간은 흐르고, 사랑하는 우리 모세가 내일 모레면 다섯살이다.
몸무게는 한참 미달인 날씬한 아기지만..
키도크고 잘생기고 똑똑하게 자라줬다. (이의있으면 메일달라!!)
어린 것이 다른사람 챙겨주고, 금붕어, 개미를 보면 먹이부터 주려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 정인이에게 세상 누구보다 감사한다.
새해엔 나도 멋진 우리 아들처럼 날씬한 아빠가 되기로 다짐하며 주절주절 그만 접어야겠다.
* 이한승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7-31 20:33)

20031230231049


모세의 출산기를 끝으로,
이 곳 게시판의 출산기는 접습니다. ^^;
이의 있으신 분은 guest gallery에 사진 올리세요. ^^;

다몽이의 출산기를 얼른 쓰지 않으면 느낌을 잃어버릴 것 같기에 부랴부랴 적었는데,
마치 time table이 되어버린 것 같아 다소 딱딱하지만,
말도 많고 걱정도 많고, 그래도 친한 친구 – 참고로 2년에 1번 본다.^^ – 라고 자부하는 내게도 가끔은 무기력함을 느끼게 해 준 모세가 벌써 다섯살이란다.
모세의 출산기를 읽으면서, 다몽이의 출산기를 쓸 때 보다 더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 이유는,
모세의 세상보기가 힘겨워서만은 아닌듯 하다.
아무리 건강하게 순산을 한 아이도, 모세처럼 부모를 힘들게 한 아이도, 모두 축복이다.

오래전, 기현이가 모세의 사진을 내게 보내준 적이 있었다.
힘들게 나온 자그마한 녀석을 보면서, 축복이란 생각 이전에 아이의 건강이 먼저 걱정되고,
기현이 녀석의 가슴은 얼마나 아플것이며, 꿋꿋하려 애쓰는 정인씨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까를 잠시 생각했었는데,
건강하게 자란 모습에, 나도 기현이와 정인씨에게, 어울리는 인사인지 모르겠지만,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이제 다몽이의 탄생과 더불어, 부모 – 아버지의 가슴찐한 느낌을 받았으니, 이제 모세도 남의 자식같지 않다.
모세랑 다몽이는 부모에게 내 부모의 사랑을 가르쳐주고,
이제는 2년에 1번 보는, 자칭 친한 친구에게 아주 큰 공감대를 만들어주었다.
나의 늦은 합류에, 세상에 자식 키우는 모든 지인들의 따뜻한 환영을 바랍니다.
모세야, 다몽아~. 고맙다.

20031231091054 / 이한승


야……….
가끔 들어와 보는데
그래도 얼굴과 등치를 기억하고 있는 한승이의 친구 기현이의 글을 읽어 보곤한다.
다몽이의 소식이나 사진이 있지나 않을까싶어(다몽이를 아직 못봤기에)들어왔는데
기현이의 모세 출산기를 읽게 되었다.
읽으며 나도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팠단다.
지금은 기도속에서 잘 크고 있다니 정말 감사드린다.

한승아, 아기 사진은 언제쯤?
이름은?
실감 안나지?
지혜롭고 건강하게 잘 크킬 기도할께.

20031231105927 / 이현주


훔…
참으로 힘들고 귀하게 모세를 얻었구나..
참 시간 빠르다..벌써 5살이라니..너도 생각보다 빨리 부모노릇을 시작했구나..
아이는 부모를 더욱 부모답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앞으로 50년에 50년을 더할때까지 모세는 튼튼하고 건강하고 꿋꿋한 삶을 살아갈거야..
부모의 기도와 바램 속에서…

20031231141543 / 김수진


실은.. 동훈이 출산기의 리플이었는데..
너무 장황해지고.. 모세 사진도 올려보고 싶어지고해서.. 옮겨적었는데~
어쨌든 주책맞은 짓을 했네~ ( ̄ ~  ̄ ;;)a

감사합니다.
누님도 잘 계시지요? ( ̄▼  ̄@)~
새해 건강하세요~

땡큐~ v( ̄▼  ̄@)v
세상보는 눈을 바꿔준 우리 아기들에게 감사~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꿈 많이~

20040102213729 / 김기현


기현씨 오랜만이네요. 모세가 벌써 5살이라구요. 모세가 정인씨보다는 기현씨를 더 닮은 것 같네요.건강하고 밝아보여서 더없이 좋구요.모세출산기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다몽이 낳은지 며칠 안되었지만 부모의 맘을 조금은 알듯 하네요. 다몽이가 나들이 해도 될 무렵에 꼭 만나요. 다몽이에게 멋진 형을 소개해야죠

20040106145211 / 서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