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
집 앞 초등학교 소운동장에서 아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쳤습니다.
아들녀석이 힘들다고,
담에 하자고 하는데,
사실 저도 오늘은 아니다 싶었습니다.
헛나이 먹어서 6살이지,
이제 58개월 째 되는 녀석,
아직 다리에 근력도 딸리고,
보조바퀴를 뗀 자전거를 주체하기도 힘들어 하여,
그래, 7살 되면 배우기로 했으니까, 오늘은 그만하자… 하다가도,
이게 쇠뿔처럼 단숨에 빼면 되는 것인데,
사실 살면서,
제가 자전거를 배울 때도 그랬지만,
열심히 잡아주다가 이제 될까? 하고 놓으면,
두발로 구르면서 넘어지지 않고 간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 생활에 작은 기적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조금 더 응원하고,
이번엔 살짝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3미터 정도 앞에서 켁..
자전거를 일으키는 건 전적으로 아들에게 맡겼습니다.
많이 힘들어 했지만, 그래도 일으켜주는건 하지 않았습니다.
자전거 세우고, 오른 발 페달 올려서 앞굼치 올려놓는것까지 준비 자세로 가르치고 혼자 하게 한 다음,
준비되면 안장 잡아주고 다시 출발.
그렇게 속도 좀 붙이고 열심히 페달질 시킨 다음에,
다시 살짝 놓으면 또 몇 미터 앞에서 켁.
무조건 아까보다 잘했어, 잘했어로 연신 응원하며,
다시 살짝 놓으니,
소운동장을 반정도 가서 켁.
아마 아빠가 없다는 불안감에 뒤돌아보면서 켁.
그러다가 결국은,
소운동장 종주.!!!
속으로 얼마나 대견스런지,
자식에게 자전거를 가르쳐보신 여러 선배님들의 마음도 이랬을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해준,
울 아들 동훈이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평일에는 엄마가 둘째를 들쳐 업고 자전거를 태워야 하는 관계로,
밤에 다시 보조바퀴를 달아 놓았습니다.
돌아오는 주말엔 비가 오지 말아야 합니다.
이상, 팔불출, 동훈이아빠였습니다. 08.10.05
20081005192113